프리즈 로스앤젤레스 2026: 산타모니카의 활주로 위에서 펼쳐지는 예술의 비행

활주로 위에 내려앉은 예술의 봄, 프리즈 LA 2026을 기다리며 

 2월의 캘리포니아, 그중에서도 산타모니카의 하늘은 유독 투명합니다.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습윤한 바람이 공항의 활주로를 스치고 지나갈 때, 우리는 비로소 ‘예술의 계절’이 도래했음을 직감합니다. 
오는 2026년 2월 26일, 산타모니카 공항(Santa Monica Airport)은 다시 한번 거대한 캔버스로 변모합니다. 
제7회를 맞이하는 ‘프리즈 로스앤젤레스(Frieze Los Angeles) 2026’이 그 화려한 막을 올리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아트페어를 넘어, 도시 전체의 문화적 지형도를 바꾸는 이 행사는 올해 더욱 성숙하고 깊어진 시선으로 우리를 맞이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세계 22개국, 약 100여 개의 갤러리가 참여하는 이번 에디션은 팬데믹 이후의 혼란을 지나, 예술이 어떻게 다시 ‘연결’과 ‘재생’을 이야기하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입니다. 
특히 올해는 로스앤젤레스 특유의 자유로운 에너지와 글로벌 아트마켓의 정제가 절묘하게 교차하는 지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VIP 프리뷰가 시작되는 2월 26일 목요일, 산타모니카의 활주로는 전 세계 컬렉터들과 큐레이터, 그리고 예술 애호가들의 발걸음으로 뜨겁게 달아오를 것입니다. 
개막을 2주 앞둔 시점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미학적 포인트와 놓치지 말아야 할 주요 갤러리들의 움직임을 살펴보겠습니다. 
티켓을 손에 쥐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분들에게, 혹은 멀리서나마 그 열기를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이 글이 따뜻한 가이드가 되기를 바랍니다. 

 Body & Soul: 육체와 영혼을 잇는 공공 예술의 향연 

 프리즈 LA가 다른 아트페어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단연 ‘장소성’에 있습니다. 
화이트 큐브에 갇혀 있던 작품들을 캘리포니아의 태양 아래로 끌어내는 ‘프리즈 프로젝트(Frieze Projects)’는 올해 ‘Body & Soul(신체와 영혼)’이라는 주제로 관객들을 만납니다. 
아트 프로덕션 펀드(Art Production Fund)와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이 섹션은 물리적 실체로서의 신체와 그 안에 깃든 비물질적 정신의 경계를 탐구합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작품은 아만다 로스-호(Amanda Ross-Ho)의 대형 설치 작업입니다. 
그녀의 신작 은 16피트(약 4.8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팽창형 지구본으로, 공항 공원의 축구장을 가로지르며 굴러가는 퍼포먼스적 설치물입니다. 
이는 거대한 우주적 질서 속에서 인간의 위치를 되묻는 유희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샤나 혼(Shana Hoehn)의 조각 은 산타모니카의 도시 숲 프로그램에서 얻은 나무를 소재로 하여, 죽음과 재생의 순환을 시각화합니다. 
활주로라는 인공의 공간 위에 놓인 자연의 흔적은 우리에게 기묘한 안도감과 서늘한 질문을 동시에 던집니다. 




코스마스 & 데미안 브라운(Cosmas & Damian Brown) 형제가 선보이는 분수 작품 역시 놓칠 수 없습니다. 
여섯 개의 도자 두상이 뿜어내는 향 연기가 중앙의 분수를 감싸는 이 신비로운 광경은, 바쁜 페어 일정 속에서 잠시나마 명상적인 쉼표를 제공할 것입니다. 


 블루칩 갤러리의 귀환과 새로운 시선들 

 올해 프리즈 LA의 메인 섹션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합니다. 가고시안(Gagosian), 하우저 앤 워스(Hauser & Wirth), 페이스(Pace), 화이트 큐브(White Cube) 등 글로벌 메가 갤러리들이 총출동하여 로스앤젤레스의 미술 시장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보여줍니다. 
특히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는 최근 전속 작가로 영입한 루이스 프라티노(Louis Fratino)의 신작 회화들을 공개할 예정이라 컬렉터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프라티노는 일상적인 퀴어 라이프와 남성의 신체를 내밀하고도 서정적인 필치로 그려내며, 고전 회화의 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가입니다. 
그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와 친밀함은 LA의 빛과 어우러져 더욱 특별한 감동을 선사할 것입니다. 

 반가운 소식은 한국 갤러리들의 약진입니다. 
국제갤러리(Kukje Gallery)는 한국 단색화 거장들의 작품과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조화롭게 배치하여 한국 미술의 깊이를 보여줄 예정입니다. 
또한, 작년에 잠시 휴식을 가졌던 갤러리 현대(Gallery Hyundai)가 다시 돌아옵니다. 
갤러리 현대의 복귀는 한국 미술의 위상이 글로벌 시장에서 여전히 견고함을 증명하는 신호탄과도 같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작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한국의 미적 정서를 서구의 맥락 속에 세련되게 번역해내는 문화적 가교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Focus: 에센스 하든이 큐레이팅한 내일의 예술 

 프리즈 LA의 심장 박동을 느끼고 싶다면 ‘포커스(Focus)’ 섹션으로 발걸음을 옮기셔야 합니다. 
올해로 3년째 이 섹션을 이끄는 큐레이터 에센스 하든(Essence Harden)은 2014년 이후 설립된 12년 미만의 미국 기반 신생 갤러리 15곳을 엄선했습니다. 
이 섹션은 안정적인 블루칩 작가들보다는, 다듬어지지 않았으나 날 것 그대로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신진 작가들을 발견하는 기쁨을 줍니다. 

 벨 아미(Bel Ami), 컴퍼니 갤러리(Company Gallery), 드림송(Dreamsong) 등 실험적인 갤러리들이 대거 참여합니다. 
이들은 주류 미술사가 놓치고 있는 소수의 목소리, 젠더, 인종, 환경 문제 등을 과감한 조형 언어로 풀어냅니다. 
컬렉팅의 묘미가 미래의 가치를 알아보는 안목에 있다면, 포커스 섹션이야말로 여러분의 직관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최고의 무대입니다. 
에센스 하든의 큐레이션은 단순히 '젊음'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 지금 미국 미술계가 고민하는 가장 첨단의 담론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거대한 리포트와 같습니다. 




 LA의 미식과 함께하는 휴식, 그리고 조언 

 프리즈 LA는 미각의 축제이기도 합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사랑받는 로컬 레스토랑들이 팝업 형태로 참여하여 관람객들의 허기를 달래줍니다. 
올해도 엄선된 F&B 라인업이 준비되어 있어, 작품 감상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리프레시할 수 있습니다. 
야외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캘리포니아의 햇살을 받으며 타코나 스페셜티 커피를 즐기는 시간은, 어쩌면 작품을 구매하는 것만큼이나 소중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프리즈 LA 2026을 방문하실 분들을 위해 몇 가지 조언을 드립니다. 
첫째, VIP 프리뷰 날인 2월 26일은 매우 혼잡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작품 선점도 중요하지만, 여유를 가지고 동선을 미리 파악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산타모니카 공항이라는 장소의 특성상 야외 이동이 많습니다. 
편안한 신발은 필수이며, 일교차가 큰 캘리포니아 날씨를 대비해 가벼운 겉옷을 챙기시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발견의 기쁨’을 즐기는 태도입니다. 
유명 작가의 작품 앞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것도 좋지만, 우연히 마주친 낯선 작가의 그림 앞에서 발길을 멈추고 그 세계에 깊이 빠져보는 경험, 그것이야말로 아트페어가 우리에게 주는 진정한 선물이 아닐까요. 
2026년의 프리즈 LA가 여러분에게 잊지 못할 영감을 선사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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