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대표하는 예술 작품들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민주주의가 약화되고 검열은 점점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예술가들은 2025년에도 멈추지 않고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경찰 폭력과 권력 남용, 기후 변화, 트랜스젠더 권리 등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중요한 문제들을 진지하게 다룬 의미 있는 작품들을 선보였습니다. 

표현의 자유가 위협받는 시대에, 어떤 형태의 예술이든 각자의 방식으로 정치적 의미를 지닌다고 느껴집니다. 
이 목록은 가장 어려운 시기에도 예술가들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간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줍니다. 

또한 이번 목록은 과거의 예술 역시 오늘의 정서와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 줍니다. 
함께 소개된 이전 세대의 작품들은 역사가 결코 고정된 것이 아니며,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롭게 해석되고 있음을 조용히 전하고 있습니다.


25, Adrien Brody, My Marilyn


에이드리언 브로디는《피아니스트》(2002)와《브루탈리스트》(2024)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예술가’라는 역할만큼은 성공적으로 소화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의 여름 전시 《메이드 인 아메리카》에서 선보인 작품들은 미키 마우스나 마릴린 먼로처럼 이미 수없이 재해석된 아이콘들을 다뤘지만, 지나치게 과장되고 완성도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시는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매트릭스》(1999)에서 “부자가 되고 싶다. 배우처럼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대사가 떠오르듯, 많은 이들이 배우를 동경합니다. 
그러나 막대한 부와 명성을 가진 배우들조차도 마음속으로는 예술가가 되기를 바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적어도 그 점만큼은, 예술가들이 스스로 위안을 삼아도 되지 않을까요.


18. Ayoung Kim, Delivery Dancer’s Arc: Inverse, 2024



올해 미국 미술계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작가로는 한국의 아영 김 작가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그녀의 작업은 올가을 《아트포럼》과 《프리즈》의 표지를 동시에 장식하며 큰 화제를 모았고, 같은 시기 《ARTnews》에서도 집중 조명을 받았습니다. 
단기간에 쏟아지는 관심에 대한 경계도 있을 수 있지만, 현재 MoMA PS1 전시와 지난해 11월 선보인 퍼포마 커미션을 통해 그녀의 실력은 분명히 입증되었습니다.

PS1 전시의 중심을 이루는 이 비디오 설치 작품은 오토바이를 타는 여성 배달 노동자들을 다룬 3부작 중 한 편으로, 서로를 끌어당기고 동시에 대립하는 인물들의 관계를 그려냅니다. 

천장에서 내려오는 세 개의 대형 스크린에 투사된 영상은 게임 엔진과 AI로 제작된 이미지들을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미래적인 세계 속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경사로와 계단을 보여줍니다. 비록 그 세계는 현실과 달라 보이지만, 그 안을 오르는 노동자들이 마주한 자본주의적 경쟁은 오늘날 우리의 현실과 놀라울 만큼 닮아 있습니다.


4. Jade Guanaro Kuriki-Olivo (Puppies Puppies), Liberté Morte (Dead Liberty), 2025



2016년, 제이드 구아나로 쿠리키-올리보는 다양한 젠더 정체성을 지닌 퍼포머들이 자유의 여신상으로 분장해 뉴욕의 대표적인 관광지를 드래그 쇼처럼 전환한 퍼포먼스 《리베르테》를 선보였습니다. 그로부터 9년, 두 차례의 트럼프 행정부를 거친 뒤 작가는 《리베르테 모르트(죽은 자유)》라는 조각 작품으로 그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받침대 위에 힘없이 펼쳐진 자유의 여신상 의상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미국에서 트랜스젠더가 더욱 주변화된 현실에 대한 어두운 응답입니다. 
이는 지금처럼 취약해진 ‘자유’라는 개념이 미국에서 사실상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암시합니다.


3. Amy Sherald, Trans Forming Liberty, 2024



에이미 셔럴드의 회고전 《아메리칸 서블라임》에서 처음 공개된 《트랜스 포밍 리버티》(2024)는 흑인 트랜스-팜 모델이자 퍼포먼스 아티스트인 아레와 바싯이 자유의 여신상처럼 횃불을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과 휘트니 미술관에서는 별다른 논란 없이 전시되었으나, 워싱턴 D.C.의 국립초상화미술관으로 옮겨지기 전, 작품 철거 시도가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며 검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에 셔럴드는 전시를 취소하고 검열을 공식적으로 문제 삼았습니다. 

 셔럴드는 회피하지 않고, 이 작품이 모든 몸과 정체성의 존엄을 포함하는 더 넓은 자유의 개념을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자유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화하며, 우리 또한 함께 변화해야 한다는 메시지입니다. 그 결과 이 작품은 항의의 상징으로 떠올랐고, 《뉴요커》 8월 11일자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1. Kara Walker, Unmanned Drone, 2023


카라 워커의 《무인 드론》은 익숙하면서도 동시에 섬뜩한 인상을 주는 작품으로, 올해 《모뉴먼츠》 전시에서 더 브릭 섹션의 중심 작품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이 대형 조각에서 워커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법원 앞에 세워졌던 남군 장군 스톤월 잭슨과 그의 말 리틀 소럴의 기마상을 해체하고 재구성했습니다. 

1921년에 제작된 원래의 동상은 남북전쟁 이후 ‘잃어버린 대의’라는 왜곡된 신화를 강화해 왔습니다. 워커는 이 조각을 의도적으로 분절하고, 인간과 말의 신체가 기괴하게 뒤섞이도록 다시 결합함으로써 그러한 신화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드러냅니다. 이 작업은 거대하고 견고해 보이는 인종주의적 역사 서사 역시 해체 가능하며, 결국 그 이면에 숨겨진 허구를 드러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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