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즈 로스앤젤레스 2026: 산타모니카의 활주로 위에서 펼쳐지는 예술의 비행
활주로 위에 내려앉은 예술의 봄, 프리즈 LA 2026을 기다리며 2월의 캘리포니아, 그중에서도 산타모니카의 하늘은 유독 투명합니다.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습윤한 바람이 공항의 활주로를 스치고 지나갈 때, 우리는 비로소 ‘예술의 계절’이 도래했음을 직감합니다. 오는 2026년 2월 26일, 산타모니카 공항(Santa Monica Airport)은 다시 한번 거대한 캔버스로 변모합니다. 제7회를 맞이하는 ‘프리즈 로스앤젤레스(Frieze Los Angeles) 2026’이 그 화려한 막을 올리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아트페어를 넘어, 도시 전체의 문화적 지형도를 바꾸는 이 행사는 올해 더욱 성숙하고 깊어진 시선으로 우리를 맞이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세계 22개국, 약 100여 개의 갤러리가 참여하는 이번 에디션은 팬데믹 이후의 혼란을 지나, 예술이 어떻게 다시 ‘연결’과 ‘재생’을 이야기하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입니다. 특히 올해는 로스앤젤레스 특유의 자유로운 에너지와 글로벌 아트마켓의 정제가 절묘하게 교차하는 지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VIP 프리뷰가 시작되는 2월 26일 목요일, 산타모니카의 활주로는 전 세계 컬렉터들과 큐레이터, 그리고 예술 애호가들의 발걸음으로 뜨겁게 달아오를 것입니다. 개막을 2주 앞둔 시점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미학적 포인트와 놓치지 말아야 할 주요 갤러리들의 움직임을 살펴보겠습니다. 티켓을 손에 쥐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분들에게, 혹은 멀리서나마 그 열기를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이 글이 따뜻한 가이드가 되기를 바랍니다. Body & Soul: 육체와 영혼을 잇는 공공 예술의 향연 프리즈 LA가 다른 아트페어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단연 ‘장소성’에 있습니다. 화이트 큐브에 갇혀 있던 작품들을 캘리포니아의 태양 아래로 끌어내는 ‘프리즈 프로젝트(Frieze Projects)’는 올해 ‘Body & Soul(신체와 영혼)’이라는 주제로 관객들을 만납니다. 아트 프로덕션 펀드(Art Production Fund)와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이 섹션은 물리적 실체로서의 신체와 그 안에 깃든 비물질적 정신의 경계를 탐구합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작품은 아만다 로스-호(Amanda Ross-Ho)의 대형 설치 작업입니다. 그녀의 신작 <Untitled Orbit>은 16피트(약 4.8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팽창형 지구본으로, 공항 공원의 축구장을 가로지르며 굴러가는 퍼포먼스적 설치물입니다. 이는 거대한 우주적 질서 속에서 인간의 위치를 되묻는 유희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샤나 혼(Shana Hoehn)의 조각 <Deadfall>은 산타모니카의 도시 숲 프로그램에서 얻은 나무를 소재로 하여, 죽음과 재생의 순환을 시각화합니다. 활주로라는 인공의 공간 위에 놓인 자연의 흔적은 우리에게 기묘한 안도감과 서늘한 질문을 동시에 던집니다. 코스마스 & 데미안 브라운(Cosmas & Damian Brown) 형제가 선보이는 분수 작품 <Fountain: Sources of Light> 역시 놓칠 수 없습니다. 여섯 개의 도자 두상이 뿜어내는 향 연기가 중앙의 분수를 감싸는 이 신비로운 광경은, 바쁜 페어 일정 속에서 잠시나마 명상적인 쉼표를 제공할 것입니다. 블루칩 갤러리의 귀환과 새로운 시선들 올해 프리즈 LA의 메인 섹션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합니다. 가고시안(Gagosian), 하우저 앤 워스(Hauser & Wirth), 페이스(Pace), 화이트 큐브(White Cube) 등 글로벌 메가 갤러리들이 총출동하여 로스앤젤레스의 미술 시장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보여줍니다. 특히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는 최근 전속 작가로 영입한 루이스 프라티노(Louis Fratino)의 신작 회화들을 공개할 예정이라 컬렉터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프라티노는 일상적인 퀴어 라이프와 남성의 신체를 내밀하고도 서정적인 필치로 그려내며, 고전 회화의 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가입니다. 그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와 친밀함은 LA의 빛과 어우러져 더욱 특별한 감동을 선사할 것입니다. 반가운 소식은 한국 갤러리들의 약진입니다. 국제갤러리(Kukje Gallery)는 한국 단색화 거장들의 작품과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조화롭게 배치하여 한국 미술의 깊이를 보여줄 예정입니다. 또한, 작년에 잠시 휴식을 가졌던 갤러리 현대(Gallery Hyundai)가 다시 돌아옵니다. 갤러리 현대의 복귀는 한국 미술의 위상이 글로벌 시장에서 여전히 견고함을 증명하는 신호탄과도 같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작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한국의 미적 정서를 서구의 맥락 속에 세련되게 번역해내는 문화적 가교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Focus: 에센스 하든이 큐레이팅한 내일의 예술 프리즈 LA의 심장 박동을 느끼고 싶다면 ‘포커스(Focus)’ 섹션으로 발걸음을 옮기셔야 합니다. 올해로 3년째 이 섹션을 이끄는 큐레이터 에센스 하든(Essence Harden)은 2014년 이후 설립된 12년 미만의 미국 기반 신생 갤러리 15곳을 엄선했습니다. 이 섹션은 안정적인 블루칩 작가들보다는, 다듬어지지 않았으나 날 것 그대로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신진 작가들을 발견하는 기쁨을 줍니다. 벨 아미(Bel Ami), 컴퍼니 갤러리(Company Gallery), 드림송(Dreamsong) 등 실험적인 갤러리들이 대거 참여합니다. 이들은 주류 미술사가 놓치고 있는 소수의 목소리, 젠더, 인종, 환경 문제 등을 과감한 조형 언어로 풀어냅니다. 컬렉팅의 묘미가 미래의 가치를 알아보는 안목에 있다면, 포커스 섹션이야말로 여러분의 직관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최고의 무대입니다. 에센스 하든의 큐레이션은 단순히 '젊음'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 지금 미국 미술계가 고민하는 가장 첨단의 담론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거대한 리포트와 같습니다. LA의 미식과 함께하는 휴식, 그리고 조언 프리즈 LA는 미각의 축제이기도 합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사랑받는 로컬 레스토랑들이 팝업 형태로 참여하여 관람객들의 허기를 달래줍니다. 올해도 엄선된 F&B 라인업이 준비되어 있어, 작품 감상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리프레시할 수 있습니다. 야외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캘리포니아의 햇살을 받으며 타코나 스페셜티 커피를 즐기는 시간은, 어쩌면 작품을 구매하는 것만큼이나 소중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프리즈 LA 2026을 방문하실 분들을 위해 몇 가지 조언을 드립니다. 첫째, VIP 프리뷰 날인 2월 26일은 매우 혼잡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작품 선점도 중요하지만, 여유를 가지고 동선을 미리 파악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산타모니카 공항이라는 장소의 특성상 야외 이동이 많습니다. 편안한 신발은 필수이며, 일교차가 큰 캘리포니아 날씨를 대비해 가벼운 겉옷을 챙기시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발견의 기쁨’을 즐기는 태도입니다. 유명 작가의 작품 앞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것도 좋지만, 우연히 마주친 낯선 작가의 그림 앞에서 발길을 멈추고 그 세계에 깊이 빠져보는 경험, 그것이야말로 아트페어가 우리에게 주는 진정한 선물이 아닐까요. 2026년의 프리즈 LA가 여러분에게 잊지 못할 영감을 선사하기를 바랍니다.
인포 · 2026.02.12100
언노운바이브 아트페어 《더 블룸 2026》 1인 티켓 신청하세요~
호텔 아트페어 언노운바이브 1인 티켓 신청링크 입니다.-----------------------------------------------------------------------------------------------------------------------대한민국 No.1 호텔 아트페어, 언노운바이브 여러분을 2026년 3월 20-22일 서울신라호텔에서 개최되는 언노운바이브 아트페어 시리즈, <더 블룸 2026>에 특별히 초청합니다! 2026년 새봄에 맞이하는 첫 번째 호텔 아트페어에서, 겨울을 깨고 나온 새로운 작품들을 만나보세요. ■ 행사개요 - 명칭 : 언노운바이브 아트페어 <더 블룸 2026> - 일시 : 3.20(금)~22(일), 오전10시~오후7시 - 장소 : 서울신라호텔 11~12층 >>> 행사 행사 상세정보 보기 -> https://tinyurl.com/36fmbp6z■ 티켓 신청 - 트렌디 패스 (TRENDY Pass, 1일 관람/1인용)사전등록 및 모바일 티켓 신청하기 -> https://tinyurl.com/rfuncxa■ '첫 번째 사연' 이벤트 마감임박! 사연을 보내주시는 분 중 10명을 추첨하여 블루칩 작가가 당신을 위한 단 하나의 그림을 그려서 무료로 증정합니다.사연 보내기 -> https://tinyurl.com/5fuc77s9 ■ 문의 - 주식회사 시즈포(02)540-5220, sees4@sees4.com
인포 · 2026.02.091400
로이 리히텐슈타인을 바꾼 아들의 도발, Look Mickey
물감 냄새 진동하던 1960년, 붓을 든 남자의 고뇌 1960년, 뉴욕의 미술계는 잭슨 폴록(Jackson Pollock)과 윌렘 드 쿠닝(Willem de Kooning)이 흩뿌려놓은 거친 물감 자국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이른바 '추상 표현주의(Abstract Expressionism)'의 시대였죠. 예술가라면 마땅히 캔버스 앞에서 자신의 내면을 처절하게 폭발시켜야 했고, 고상하고 심오한 철학을 담아내야만 '진짜 예술'로 인정받던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30대 후반의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 역시 그 거대한 흐름 속에 갇혀 있던 수많은 화가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는 대학에서 미술을 가르치며 틈틈이 추상화 작업을 했지만, 냉정하게 말해 그는 '아류'였습니다. 아무리 붓을 휘둘러도 거장들의 그림자를 지울 수 없었고, 평단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습니다. 그의 캔버스 위에는 시대의 유행을 쫓는 불안한 붓질만이 가득했죠. 그는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을 그려야 할지 모른 채, 그저 '예술가처럼 보이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거실에서 날아든 결정적 한 방: "아빠는 못 그릴걸?" 그러던 어느 날, 리히텐슈타인의 운명을 뒤바꾼 사건은 화실이 아닌 거실 바닥에서 일어났습니다. 그의 어린 아들 미첼(Mitchell)이 만화책 한 권을 들고 아빠에게 달려왔습니다. 그 책은 디즈니의 《도널드 덕: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서(Donald Duck: Lost and Found)》였습니다. 아들은 책 속의 한 장면, 도널드 덕이 낚싯바늘에 자신의 옷자락이 걸린 줄도 모르고 '대어를 낚았다'며 흥분하는 우스꽝스러운 그림을 손가락으로 가리켰습니다. 그러고는 붓을 든 아버지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한마디를 툭 던졌습니다. "장담하는데, 아빠는 그림을 이렇게 잘 그리진 못할 거야, 그치?" (I bet you can't paint as good as that, eh, Dad?) 아들의 눈에 비친 아빠의 추상화는 그저 '알아볼 수 없는 낙서'에 불과했고, 오히려 눈앞의 도널드 덕이 훨씬 더 훌륭한 그림으로 보였던 것입니다. 보통의 아버지라면 웃어넘겼을 이 아이의 도발이, 정체되어 있던 리히텐슈타인의 뇌리에 번개처럼 꽂혔습니다. 그는 순간적으로 깨달았습니다. 가장 저급하다고 여겨지는 '만화'가, 가장 고상한 '회화'의 영역으로 들어온다면 어떨까? 이것은 그동안 그를 짓누르던 추상 표현주의의 엄숙주의를 깨뜨릴 완벽한 무기였습니다. Look Mickey: 위대한 농담의 시작 아들의 도발에 자극받은 리히텐슈타인은 즉시 캔버스 앞에 섰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감정을 실어 붓을 휘두르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는 만화책의 한 장면을 캔버스에 그대로 옮겨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팝 아트의 신호탄이 된 기념비적인 작품, <이것 좀 봐 미키(Look Mickey, 1961)>의 탄생 순간이었습니다. 그림 속 도널드 덕은 자신의 엉덩이를 낚고서 "이것 좀 봐 미키, 큰 놈을 낚았어!"라고 외치고 있고, 미키 마우스는 입을 가린 채 킬킬대고 있습니다. 리히텐슈타인은 이 유치한 상황을 121.9cm x 175.3cm의 거대한 화폭에 담아냈습니다. 그는 붓자국(Brushstroke)을 지우는 것을 넘어, 인쇄물에서나 볼 법한 거친 망점(Ben-Day dots)을 캔버스에 하나하나 그려 넣기 시작했습니다. 개의 털을 빗질하는 브러시에 물감을 묻혀 찍거나, 구멍 뚫린 판을 이용해 기계적인 인쇄 과정을 수작업으로 재현해낸 것입니다. 저급함이 예술이 되는 순간 이 그림은 철저히 '반(反)예술적'이었습니다. 당시 예술가들이 숭배하던 독창성, 감정, 심오함을 모두 조롱하는 듯했으니까요. 그는 빨강, 노랑, 파랑의 삼원색만을 사용했고, 검은 테두리를 두꺼운 선으로 마감하여 평면성을 강조했습니다. 예술가의 손맛을 최대한 배제하고 마치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차가운 이미지를 만든 것입니다. 리히텐슈타인은 그림을 완성한 후에도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이것이 과연 예술로 받아들여질까? 아니면 그저 저급한 장난으로 치부될까? 그는 전위 예술가인 동료 앨런 카프로(Allan Kaprow)에게 이 그림을 보여주었고, 카프로는 즉시 이 작품의 가치를 알아보았습니다. "폴 세잔(Paul Cézanne) 같은 거장보다 이 껌 포장지 같은 그림이 미술 교육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평가는 리히텐슈타인에게 확신을 주었습니다. 레오 카스텔리와의 만남, 그리고 전설의 시작 1961년 가을, 리히텐슈타인은 떨리는 마음으로 그림을 차에 싣고 당시 뉴욕 미술계의 큰손, 레오 카스텔리(Leo Castelli)의 갤러리를 찾아갑니다. 카스텔리는 앤디 워홀(Andy Warhol)의 작품을 보고 이미 팝 아트의 가능성을 엿보고 있었지만, 리히텐슈타인의 그림을 보자마자 전율을 느꼈습니다. 워홀의 그림보다 더 기계적이고, 더 차가우며, 더 완벽하게 '만화 그 자체'였기 때문입니다. 카스텔리는 그 자리에서 리히텐슈타인의 개인전을 제안했고, 1962년 열린 그의 첫 개인전은 개막도 하기 전에 모든 작품이 팔려나가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비평가들은 "이것은 예술의 종말"이라며 혹평을 쏟아냈지만, 대중과 컬렉터들은 열광했습니다. 아들의 비웃음에서 시작된 그림 한 장이, 그를 무명 화가에서 미국 팝 아트의 거장으로 단숨에 끌어올린 것입니다. 에필로그: 엉뚱한 곳에서 낚아 올린 '대어' 그림 속 도널드 덕은 자신이 잡은 것이 자신의 옷자락인 줄 모르고 "대어를 낚았다"며 기뻐합니다. 하지만 현실의 리히텐슈타인은 정말로 '대어'를 낚았습니다. 그는 가장 가벼운 소재로 가장 무거운 예술 권력을 뒤집었고,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어버렸습니다. 우리의 인생도 때로는 도널드 덕의 낚시와 닮아 있습니다. 거창하고 심오한 곳에서 답을 찾으려 애쓰지만, 정작 인생을 바꿀 결정적인 힌트는 아들의 짓궂은 농담이나 굴러다니는 만화책처럼 아주 사소하고 엉뚱한 곳에 숨어 있을지 모릅니다. 혹시 당신도 너무 먼 곳만 바라보며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지는 않나요? 고개를 돌려 당신의 '발밑'을 보세요. 그곳에 당신을 새로운 세상으로 이끌어줄 위대한 영감이 걸려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나는 내 그림이 프로그래밍 된 것처럼 보이기를 원한다." - 로이 리히텐슈타인 (Roy Lichtenstein)
스토리 · 2026.02.081700
은빛 성전의 총성: 2,500억 원짜리 마릴린 먼로가 탄생한 순간
1964년의 뉴욕, 맨해튼 동쪽 47번가. 허름한 건물의 4층 문을 열면 마치 다른 차원으로 통하는 듯한 기묘한 공간이 펼쳐집니다. 벽과 천장, 심지어 파이프 배관까지 온통 은박지(aluminum foil)와 은색 페인트로 뒤덮인 이곳은 앤디 워홀(Andy Warhol)의 전설적인 작업실, '팩토리(The Factory)'였습니다.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몽환적인 록 음악이 흐르고, 당대 가장 힙하다는 예술가, 드래그 퀸, 마약 중독자, 그리고 슈퍼스타들이 밤낮없이 드나들던 이 은빛 성전에서 현대 미술사상 가장 충격적이면서도 아이러니한 사건이 벌어집니다. 그것은 붓과 물감이 아닌, 화약과 납탄이 만들어낸 예술이자 훗날 2,5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가치를 만들어낸 '총격 사건'이었습니다. 어느 나른한 가을 오후, 팩토리의 문을 열고 한 여성이 들어섭니다. 그녀의 이름은 도로시 포드버(Dorothy Podber). 거친 가죽 재킷을 걸치고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검은 장갑을 낀 채, 거대한 그레이트 데인 견(犬)을 대동한 그녀의 등장은 그 자체로 하나의 퍼포먼스 같았습니다. 당시 팩토리의 사진작가였던 빌리 네임(Billy Name)의 친구이기도 했던 그녀는 평소에도 기행을 일삼기로 유명한 '문제적 인물'이었죠. 그녀의 시선이 작업실 한구석에 쌓여 있던 캔버스들에 꽂혔습니다. 앤디 워홀이 막 완성한 마릴린 먼로의 실크스크린 초상화들이었습니다. 빨강, 주황, 밝은 파랑, 그리고 세이지 블루(Sage Blue) 색상의 배경을 가진 네 점의 그림이 벽에 기대어 겹쳐져 있었습니다. 포드버는 워홀에게 특유의 시크한 표정으로 묻습니다. "앤디, 내가 저 그림들을 좀 '촬영(Shoot)'해도 될까?" 영어 단어 'Shoot'이 가진 중의성, 이것이 비극이자 희극의 시작이었습니다. 워홀은 당연히 그녀가 카메라로 그림을 '찍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무심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물론이지(Sure)"라고 답했죠. 워홀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포드버는 천천히 검은 장갑을 벗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가방에서 나온 것은 카메라 렌즈가 아니었습니다. 차가운 금속성 광택을 뿜어내는 소형 리볼버 권총이었습니다. 팩토리에 있던 모든 이들이 숨을 죽인 그 찰나, 정적을 깨고 귀를 찢는 듯한 총성이 울려 퍼졌습니다. '탕!' 그녀는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고, 총알은 겹쳐져 있던 네 점의 캔버스를 단숨에 관통했습니다. 놀랍게도 그 총알은 그림 속 마릴린 먼로의 양 미간 정중앙, 마치 인도의 빈디(Bindi)가 찍히는 그 신성한 위치를 정확히 꿰뚫었습니다. 네 명의 마릴린 먼로가 동시에 이마에 총상을 입게 된 것입니다. 이 사건은 앤디 워홀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겼습니다.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한 그였지만, 눈앞에서 벌어진 명백한 폭력 행위 앞에서는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죠. 워홀은 훗날 이 사건을 회상하며 공포감을 느꼈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즉시 빌리 네임을 통해 포드버에게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말아 달라"고 전했고, 그녀를 팩토리에서 영구 추방했습니다. 워홀에게 예술은 도발적일 수 있어도, 현실의 폭력이 개입되는 것은 원치 않았던 선이었던 셈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예술의 역사는 이 지점에서 뒤틀리며 새로운 가치를 탄생시킵니다. 총에 맞은 네 점의 작품은 폐기되지 않았습니다. 워홀은 캔버스의 구멍을 메우고 색을 덧칠해 복원했습니다. 완벽하게 매끄러운 복원이 아니라, 총알이 지나간 자리에 미묘한 흔적이 남은 채로 말이죠. 그리고 이 작품들에는 '샷(Shot)'이라는, 사진을 찍다와 총을 쏘다의 의미가 기묘하게 결합된 접두사가 붙게 됩니다. <Shot Red Marilyn>, <Shot Orange Marilyn>, <Shot Light Blue Marilyn>, 그리고 <Shot Sage Blue Marilyn>이 그것입니다. 세월이 흘러 2022년 5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 미술계의 이목이 한 작품에 집중되었습니다. 바로 그날의 총격 사건에서 살아남은(혹은 그로 인해 다시 태어난) <Shot Sage Blue Marilyn>이었습니다. 도로시 포드버의 총알이 관통했던 바로 그 작품입니다. 경매사의 봉이 내려쳐지는 순간, 낙찰가는 무려 1억 9,500만 달러. 한화로 약 2,5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었습니다. 이는 20세기 미술 작품 중 공개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는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아이러니하지 않나요? 흠집 하나 없는 깨끗한 작품보다, 광기 어린 폭력의 흔적을 품은 작품이 더 비싼 값에 팔리다니 말입니다. 평론가들은 이 현상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습니다. 마릴린 먼로라는 비운의 스타가 겪은 삶의 고통과 비극적 죽음이, 그림에 박힌 총알 자국과 오버랩되면서 작품에 더 깊은 서사를 부여했다는 것입니다. 화려한 색채 뒤에 숨겨진 죽음의 그림자, '바니타스(Vanitas: 인생무상)'의 현대적 변주가 완성된 것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당시 겹쳐져 있던 다섯 점의 마릴린 중 가장 뒤에 있었거나 혹은 따로 떨어져 있어서 총을 맞지 않았던 <Turquoise Marilyn>(터키옥색 마릴린)은 'Shot' 시리즈에 포함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그 작품 역시 엄청난 고가이지만, '총 맞은 마릴린'들이 갖는 그 드라마틱한 아우라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상처가 훈장이 되고, 파괴가 창조의 가치를 더하는 현대 미술 시장의 냉혹하고도 매혹적인 속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도로시 포드버는 이후에도 자신의 기행을 멈추지 않았고, 예술계의 이단아로 살다가 2008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쏜 총알이 훗날 워홀의 작품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 중 하나로 만들 줄 알았을까요? 아마도 그녀는 "그게 내 예술이었어"라고 쿨하게 말하며 담배 연기를 내뿜었을지도 모릅니다. 앤디 워홀의 <Shot Marilyns>은 단순한 초상화를 넘어, 1960년대 뉴욕의 광기와 예술, 그리고 우연이 빚어낸 영원한 드라마로 남게 되었습니다.
스토리 · 2026.02.081900
베네치아의 이방인: 야요이 쿠사마의 2달러짜리 반란
1966년 6월, 물의 도시 베네치아. 전 세계 미술계의 시선이 제33회 베네치아 비엔날레로 쏠려 있던 그해 여름, 이탈리아관 앞마당에 기이한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공식 초대 명단에 이름조차 없던 한 동양인 여성이 잔디밭을 점거한 것입니다. 그녀는 눈이 부실 정도로 화려한 금색 기모노를 입고 은색 오비(허리띠)를 두른 채, 마치 외계에서 불시착한 여사제처럼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발밑에는 햇빛을 받아 번쩍이는 1,500개의 은색 공들이 끝도 없이 깔려 있었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은색 물결처럼 일렁이는 이 기묘한 풍경 속에서, 그녀는 지나가는 관람객들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당신의 나르시시즘을 팝니다. 단돈 2달러예요." 초대받지 못한 손님과 은밀한 후원자 당시 37세였던 야요이 쿠사마는 뉴욕 미술계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던 '아웃사이더'였습니다. 남성 중심적인 추상표현주의가 지배하던 시절, 동양에서 온 여성 작가가 설 자리는 좁다 못해 아예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죠. 그녀는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정식으로 초청받지 못했지만, 그대로 물러설 생각이 없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무모해 보이는 게릴라성 전시 뒤에 거장 루초 폰타나(Lucio Fontana)의 은밀한 지원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공간주의'의 창시자이자 캔버스를 찢는 파격으로 유명했던 폰타나는 쿠사마의 재능을 알아본 몇 안 되는 이해자였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는 쿠사마에게 제작비와 여비를 지원하며 그녀의 베네치아 행을 도왔다고 합니다. 비엔날레 위원장으로부터 '전시장 밖에서의 설치'를 구두로 허락받은 것도 폰타나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 추측되곤 합니다. 나르시시즘을 팝니다: 예술인가, 장사인가 쿠사마가 잔디밭에 설치한 작품의 이름은 〈나르시시즘 정원(Narcissus Garden)〉이었습니다. 그리스 신화 속 나르키소스가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 죽음을 맞이했듯, 관람객들은 1,500개의 거울 공에 비친 자기 자신을 마주하게 됩니다. 쿠사마는 그 옆에 'NARCISSUS GARDEN, KUSAMA'와 'YOUR NARCISSIUM [sic] FOR SALE'이라는 팻말을 세웠습니다. ('NARCISSISM'의 철자를 일부러 틀리게 적은 듯한 'NARCISSIUM'은 묘한 위트마저 느껴집니다.) 그녀는 마치 시장의 상인처럼 공 하나를 집어 들고 1,200리라, 당시 환율로 약 2달러에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고상한 턱시도와 드레스를 입은 미술계 인사들이 이 '저렴한 예술'을 사기 위해 줄을 섰습니다. 공을 사는 행위는 곧 자신의 허영심을 사는 행위와 다를 바 없었죠. 쿠사마는 예술이 고가에 거래되며 투기의 대상이 되어가는 세태를, 가장 노골적인 '장사' 퍼포먼스로 조롱한 것입니다. "이건 핫도그나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판대가 아닙니다!" 비엔날레 주최 측은 경악했습니다. 신성한 예술의 전당에서 노골적으로 물건을 파는 행위는 그들이 보기에 천박한 상행위에 불과했습니다. 결국 주최 측은 "이곳은 핫도그를 파는 곳이 아니다"라며 판매를 즉각 중단시켰습니다. 쿠사마는 쫓겨나다시피 판매를 멈춰야 했지만, 이미 그녀의 의도는 성공한 뒤였습니다. '초대받지 못한 동양인 여성'이 세계 최고의 미술 축제 한복판에서 예술의 상업성을 폭로하고, 그 위선을 비웃어준 셈이니까요. 긴 어둠을 지나, 여왕의 귀환 이 사건 이후 쿠사마는 뉴욕에서 더욱 과격한 누드 퍼포먼스를 이어갔지만, 정신적인 고통과 생활고는 그녀를 벼랑 끝으로 몰았습니다. 결국 1973년, 그녀는 모든 것을 뒤로하고 일본으로 돌아가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그녀를 '한때 스캔들을 일으켰던 미치광이 작가' 정도로 기억하며 서서히 잊어갔습니다. 하지만 반전은 27년 뒤에 일어났습니다. 1993년, 제45회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일본관 대표 작가로 야요이 쿠사마가 선정된 것입니다. 1,500개의 공을 깔아놓고 쫓겨났던 그 '이방인'이, 이제는 한 국가를 대표하는 거장이 되어 금의환향한 것이죠. 그녀는 일본관에서 작은 호박 조각들로 가득 찬 거울 방을 선보였고, 전 세계는 다시 한번 그녀에게 열광했습니다. 1966년의 무단 침입이 '절규'였다면, 1993년의 귀환은 완벽한 '승리'이자 '복수'였습니다. 거울 속에 비친 우리들 오늘날 〈나르시시즘 정원〉은 전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 초청되어 전시되고 있습니다. 1966년의 플라스틱 공들은 이제 매끄러운 스테인리스 스틸로 바뀌었고, 더 이상 개당 2달러에 팔리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관람객이 그 은색 공 앞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고 '셀카'를 찍어 SNS에 올리는 풍경은, 60년 전 쿠사마가 꿰뚫어 보았던 인간의 본성을 다시금 증명하는 듯합니다. 초대받지 못했던 37세의 쿠사마가 던진 질문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우리는 예술을 사랑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예술을 향유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일까요? 번쩍이는 은색 공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우리를 비출 뿐입니다.
스토리 · 2026.02.043700
시간의 먼지를 걷어낸 혁명: 들라크루아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복원
프롤로그: 우리는 '진짜' 색채를 마주한 첫 번째 세대입니다 루브르 박물관의 드농관, 붉은 벽면 사이로 19세기 낭만주의의 걸작이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외젠 들라크루아의 1830년 작,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La Liberté guidant le peuple)>입니다. 지난 2023년 10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약 6개월간의 대대적인 복원 작업을 마치고 대중 곁으로 돌아온 이 작품은 우리가 알던 그 그림이면서, 동시에 전혀 다른 그림이기도 합니다. 루브르의 회화 부서 디렉터 세바스티앙 알라르(Sébastien Allard)는 이번 복원을 두고 "우리는 이 그림의 진짜 색채를 다시 발견한 첫 번째 세대"라고 단언했습니다. 1949년 이후 처음으로 이루어진 이번 대규모 복원은 단순히 때를 벗기는 작업을 넘어, 화가가 캔버스에 담았던 '혁명의 온도'를 되살려내는 과정이었습니다. 과연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그 경이로운 변화의 기록을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8겹의 바니시, 그 누런 베일을 벗기다 박물관을 자주 찾는 분들이라면 고전 회화 특유의 '누런 톤(Yellowish tone)'에 익숙하실 겁니다. 이는 물감을 보호하기 위해 칠한 '바니시(Varnish)'가 시간이 지나며 산화된 결과입니다.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세월의 흐름 속에 덧칠해진 바니시 층만 무려 8겹에 달했죠. 이 두꺼운 산화막은 들라크루아 특유의 차가운 청색과 강렬한 적색을 모두 칙칙한 갈색 톤으로 뭉개버리고 있었습니다. 복원가 베네딕트 트레몰리에르(Bénédicte Trémolières)와 로랑스 뮈니오(Laurence Mugniot)는 이 바니시 층을 현미경을 보며 아주 조심스럽게 제거했습니다. 캔버스의 크기(2.6m x 3.25m)가 워낙 거대해 이동이 불가능했기에, 작업은 전시장인 몰리앙 홀(Salle Mollien) 내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그 결과, 꽉 막혀 있던 빛이 뚫리고 그림의 깊이감이 되살아났습니다. 마치 창문을 닦아낸 뒤 바라보는 풍경처럼 말이죠. 반전의 발견: 여신의 드레스는 '노란색'이 아니었다이번 복원에서 가장 충격적인 발견은 바로 그림의 주인공, '자유의 여신(마리안느)'의 의상 색깔입니다. 그동안 많은 미술사 서적과 관람객들은 그녀가 '노란색 튜닉'을 입고 있다고 믿어왔습니다. 바니시의 변색이 만든 착시였죠. 복원팀이 산화된 층을 걷어내자 드러난 진실은 놀라웠습니다. 그녀의 옷은 원래 '밝은 회색(Light Grey)'이었으며, 그 위에 은은한 금빛 터치가 가미된 색감이었습니다. 이는 들라크루아가 의도한 고대 조각상 같은 숭고함을 더욱 부각합니다. 또한, 칙칙했던 피부 톤이 맑아지면서 여신의 겨드랑이 털과 같은 세밀한 묘사까지 더욱 생생하게 드러나, 그녀가 단순한 신화적 존재가 아니라 '살아있는 투쟁의 현장'에 있음을 강조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휘날리는 삼색기: 파랑, 하양, 빨강의 리듬 들라크루아는 색채의 마술사였습니다. 이번 복원으로 그 명성이 헛되지 않음이 증명되었습니다. 특히 프랑스 혁명 정신을 상징하는 삼색기(Tricolor)의 '파랑, 하양, 빨강'은 그림 전체를 지배하는 리듬이 되었습니다. 복원 전에는 회색으로 보였던 하늘은 이제 '들라크루아 블루'라 불릴 만한 깊고 푸른빛을 되찾았고, 화약 연기의 '흰색'은 더욱 눈부시게 빛납니다. 흥미로운 점은 복원가들이 그림 곳곳에서 발견한 '숨은 삼색'입니다. 들라크루아는 깃발뿐만 아니라 군중의 옷, 하늘의 구름, 바닥의 돌틈 등 캔버스 전체에 미세한 파랑, 빨강, 흰색의 터치를 흩뿌려 놓았습니다. 이는 화면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깃발처럼 펄럭이는 듯한 역동성을 부여합니다. 어둠 속에 숨어있던 디테일: 소년과 낡은 신발 바니시가 벗겨지자 그동안 어둠 속에 묻혀 있던 '조연'들의 서사도 되살아났습니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 미제라블> 속 '가브로슈'의 모티프가 된 것으로 알려진, 양손에 권총을 든 소년을 주목해 보세요. 복원 전에는 그가 여신의 옆에 나란히 선 것처럼 보였지만, 명암이 뚜렷해지면서 그가 여신보다 한 발짝 '앞서' 달려 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명확해졌습니다. 혁명의 미래인 아이들이 가장 앞장섰다는 비극적이면서도 용감한 은유입니다. 또한, 왼쪽 하단부 구석에 방치된 채 바닥 돌과 구분되지 않던 '낡은 가죽 신발(Savate)' 한 짝이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누군가 벗어 두고 간, 혹은 싸우다 잃어버린 이 신발 한 짝은 혁명의 현장이 얼마나 긴박하고 처절했는지를 보여주는 슴슴하지만 강력한 장치입니다. 배경의 재발견: 파리의 연기와 노트르담그림의 오른쪽 배경, 자욱한 화약 연기 사이로 희미하게 보이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두 탑.복원 후 탑의 윤곽과 거리의 풍경이 더 명확하게 식별된다. 들라크루아는 배경 묘사에도 소홀하지 않았습니다.복원된 그림의 오른쪽 배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욱한 화약 연기와 먼지 사이로 '노트르담 대성당'의 두 탑이 보입니다.이전에는 그저 뿌연 얼룩처럼 보였던 부분이, 이제는 파리의 랜드마크로서 사건의 장소가 1830년의 파리 시내임을 명징하게 증명합니다.화가는 차가운 톤의 물감 위에 붉은색과 주황색을 덧칠해, 포화 속에서도 타오르는 도시의 열기를 표현했습니다. 복원 덕분에 우리는 들라크루아가 붓끝으로 쌓아 올린 공기의 질감, 매캐한 화약 냄새까지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에필로그: 200년 전의 자유가 오늘 우리에게 건네는 말 "내가 조국을 위해 직접 싸우지는 못했더라도, 최소한 조국을 위해 그림을 그릴 수는 있을 것이다." 들라크루아가 형에게 보낸 편지에서 남긴 말입니다. 1830년 7월 혁명의 뜨거운 함성은 200여 년이 지난 오늘, 복원된 색채를 통해 다시 한번 우리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벗겨진 것은 단지 낡은 바니시뿐만이 아닙니다. 박제된 명작이라는 고정관념을 벗고, 피 끓는 현실 참여 예술로서의 생명력을 되찾은 것입니다. 혹시 파리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루브르의 몰리앙 홀에 들러 이 그림 앞에 잠시 멈춰 서 보시길 권합니다. 교과서 속의 작은 사진이 아닌, 압도적인 크기와 선명한 '프랑스의 색'으로 다가오는 자유의 여신이 여러분의 심장 박동을 조금 더 빠르게 만들지도 모릅니다.
스토리 · 2026.01.315500
콘크리트 정글의 숨결: 뱅크시의 '런던 동물원'
회색빛 도시에 찾아온 야생의 손님들 2024년 8월, 런던의 뜨거운 여름 공기 사이로 기묘한 침묵과 환호가 교차했습니다.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Banksy)가 예고도 없이 런던 시내 곳곳에 동물들을 풀어놓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매일 아침 인스타그램을 통해 하나씩 공개된 이 실루엣들은 삭막한 콘크리트 벽을 거대한 캔버스로, 아니 거대한 '동물원'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총 9일 동안 9점의 작품을 연달아 공개하며 도시 전체를 무대로 한 거대한 퍼포먼스로 완성되었습니다. 큐 브리지(Kew Bridge)의 벼랑 끝에 선 염소부터 런던 동물원 입구의 고릴라까지, 뱅크시가 남긴 이 '도시의 동물들'은 단순한 그래피티를 넘어 도시 생태학과 예술의 공존에 대한 깊은 사색을 우리에게 던져줍니다. 불안과 연결: 염소와 코끼리의 대화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것은 8월 5일 공개된 '염소'였습니다. 리치먼드 큐 브리지 인근 건물 외벽, 좁은 난간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산양의 모습은 마치 벼랑 끝에 몰린 현대인의 초상처럼 보이기도 했고, 인간이 만든 구조물 위에서 갈 곳을 잃은 자연의 단면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 옆을 비추는 CCTV 카메라였습니다. 감시당하는 야생, 혹은 보호받지 못하고 관찰의 대상이 된 생명체에 대한 은유였을까요? 이튿날 첼시(Chelsea)의 막힌 창문에는 두 마리의 코끼리가 등장했습니다. 서로 다른 창문에서 긴 코를 뻗어 닿을 듯 말 듯 한 포즈를 취한 이 작품은 단절된 도시 속에서의 '연결'을 갈망하는 몸짓으로 읽혔습니다. 꽉 막힌 벽을 뚫고 소통하려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이웃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도시의 고독을 마주하게 됩니다. 사라짐의 미학: 늑대와 원숭이의 운명 뱅크시의 이번 연작은 예술 작품이 도시라는 정글에서 얼마나 취약한 존재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펙함(Peckham)의 위성 안테나 접시에 그려진 '울부짖는 늑대'는 공개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복면을 쓴 남성들에 의해 도난당했습니다. 밤하늘의 달을 향해 울부짖는 듯한 늑대의 형상은 위성 접시라는 오브제와 완벽하게 결합해 '도시 생태학적 미학'의 정수를 보여주었지만, 그 사라짐조차도 뱅크시가 의도한 퍼포먼스의 일부처럼 느껴졌습니다. 브릭 레인(Brick Lane)의 철교 위에 나타난 세 마리의 원숭이들은 마치 정글의 나무를 타듯 도시의 구조물에 매달려 있었습니다. 이 역동적인 움직임은 멈춰 있는 건축물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도시가 인간만의 공간이 아님을 웅변하는 듯했습니다. 유머와 풍자: 펠리컨, 피라냐, 그리고 코뿔소 시리즈의 중반부는 뱅크시 특유의 위트가 빛났습니다. 월섬스토(Walthamstow)의 한 생선 가게 간판 위에는 물고기를 낚아채는 펠리컨들이 등장했습니다. 기존의 간판 속 물고기 그림을 그대로 활용하여, 마치 펠리컨이 간판의 생선을 훔쳐 먹는 듯한 착시를 일으킨 이 작품은 '장소 특정적 예술(Site-specific Art)'의 묘미를 보여줍니다. 특히 시티 오브 런던(City of London)의 경찰 초소(Police box)는 거대한 수족관으로 변신했습니다. 유리창 안쪽을 유영하는 피라냐 떼의 그림은, 시민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 초소를 관상용 어항으로 전락시키며 권위의 무게를 가볍게 비틀었습니다. 찰턴(Charlton)에서는 버려진 닛산 마이크라 차량 위로 올라타는 코뿔소가 그려졌는데, 차량 앞의 라바콘을 코뿔소의 뿔로 보이게 배치한 재치는 보는 이로 하여금 실소를 자아내게 했습니다. 대단원: 탈출과 해방의 서사 9일간의 여정은 8월 13일, 런던 동물원(London Zoo) 정문의 셔터에서 그 정점을 찍었습니다. 셔터를 들어 올리며 다른 동물들을 탈출시키는 고릴라의 모습, 그리고 그 틈으로 빠져나가는 물개와 새들의 형상은 앞서 8일 동안 런던 시내에 나타난 동물들이 어디서 왔는지를 설명해 주는 완벽한 서사의 종결이었습니다. 결국 뱅크시가 만든 이 '도시 동물원'은 갇힌 자들의 탈출기였을까요? 아니면 회색빛 도시에 갇혀 사는 우리 인간들에게 야생의 해방감을 선물하려는 의도였을까요? 이 고릴라 벽화는 공개 직후 런던 동물원 측에 의해 '보존'을 목적으로 철거 및 보관되었지만, 그 메시지는 여전히 도시에 강렬하게 남아 있습니다. 도시 생태학적 미학: 잿빛 캔버스에 피어난 야생 뱅크시의 이번 연작은 '도시 생태학(Urban Ecology)'이라는 관점에서 매우 흥미롭습니다. 그는 캔버스를 새로 준비하는 대신, 이미 존재하는 도시의 흉터나 구조물을 그대로 활용했습니다. 벗겨진 페인트 자국, 위성 안테나, CCTV, 폐차 직전의 자동차 등은 그 자체로 동물의 서식지가 되었습니다. 이는 도시가 인간만의 점유물이 아니라, 자연과 인공이 기묘하게 얽혀 있는 생태계임을 시각적으로 증명합니다. 또한, 도난당하고(늑대), 철거되고(고양이), 훼손되는(코끼리, 코뿔소) 과정 자체가 현대 도시에서 '야생'이 처한 위태로운 현실을 반영하는 리얼리즘 예술이 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그의 그림을 통해 콘크리트 틈새에서 숨 쉬는 생명의 역동성을 목격했습니다. 예술은 박물관의 유리관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매일 걷는 출근길, 낡은 담벼락, 그리고 무심코 지나친 표지판 속에 야생의 숨결이 숨어 있을지 모릅니다. 뱅크시의 동물들은 이제 대부분 사라지거나 옮겨졌지만, 그들이 머물다 간 자리는 여전히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삭막한 일상 속에서 당신은 어떤 '야생'을 꿈꾸고 있나요? 때로는 정해진 궤도를 이탈해 자유롭게 유영하는 피라냐처럼, 셔터를 들어 올리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고릴라처럼, 우리 내면의 야성을 일깨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 당신이 걷는 거리의 풍경을 조금 더 유심히 바라보시길 바랍니다. 익숙한 풍경 어딘가에, 당신을 위한 작은 해방구가 그려져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스토리 · 2026.01.295901
2026 아트 바젤 홍콩 : 아시아의 시선으로 그려낸 미학의 지도
빅토리아 하버의 물결 위로 떠오르는 예술의 봄 습윤한 공기 사이로 묘한 설렘이 번지는 계절, 홍콩의 3월은 언제나 예술을 탐미하는 이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합니다. 빅토리아 하버의 짙은 밤바다 위로 도시의 네온사인이 유화 물감처럼 번질 때, 우리는 비로소 '아트 바젤 홍콩(Art Basel Hong Kong)'이라는 거대한 미학의 축제가 시작되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2026년, 올해의 아트 바젤은 그 어느 때보다 '아시아'라는 정체성에 깊이 천착한 모습으로 우리 곁을 찾아왔습니다. 팬데믹의 긴 터널을 지나, 그리고 재도약의 과도기를 거쳐 이제는 완연한 성숙기에 접어든 이 거대한 페어는 단순한 미술 장터를 넘어 아시아 예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거대한 담론의 장으로 변모했습니다. 올해 발표된 참가 갤러리 리스트를 훑어보는 일은 마치 밤하늘의 성좌를 읽어내는 것과 같습니다.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모여든 240여 개의 갤러리들은 저마다의 고유한 빛깔과 철학을 품고 홍콩 컨벤션 센터(HKCEC)를 가득 채울 준비를 마쳤습니다. 특히 이번 2026년 에디션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지점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예술적 유산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하려는 시도들이 그 어느 때보다 과감하고 섬세하게 배치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바다 건너 불어오는 바람에 섞인 예술의 향기를 맡으며, 우리는 이제 그들이 펼쳐놓은 미지의 세계로 걸어 들어갈 준비를 해야 합니다.갤러리즈(Galleries): 거장들의 귀환과 견고한 취향의 세계 메인 섹터인 '갤러리즈(Galleries)'는 아트 바젤 홍콩의 심장이자 척추와도 같습니다. 가고시안(Gagosian), 하우저 앤 워스(Hauser & Wirth),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와 같은 서구의 메가 갤러리들이 홍콩으로 귀환하여 보여주는 라인업은 여전히 압도적인 무게감을 자랑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유명 작가의 작품을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아시아 컬렉터들의 높아진 안목과 심미안을 고려한 큐레이션이 돋보입니다. 서구 거장들의 추상표현주의 대작부터 동시대 가장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개념 미술까지, 부스 하나하나가 마치 독립된 미술관처럼 견고한 서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공간의 밀도를 높이는 연출이 눈에 띕니다. 화이트 큐브의 차가움을 덜어내고, 작품이 가진 고유한 물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명과 가벽의 배치를 통해 관람객이 작품과 1:1로 대면하는 듯한 내밀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갤러리스트들의 태도 또한 한층 여유롭고 깊어졌습니다. 단순히 판매를 위한 설명보다는, 작품이 탄생한 배경과 작가의 철학을 공유하며 컬렉터와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려는 모습에서 진정한 예술 후원의 가치를 엿볼 수 있습니다.인사이트(Insights): 아시아 미술사의 잊혀진 조각을 찾아서 이번 2026 아트 바젤 홍콩의 백미는 단연 '인사이트(Insights)' 섹터입니다. 주최 측이 "아시아 신진 작가들과 역사적 맥락을 대폭 강화했다"고 공언한 만큼, 이 섹션은 단순한 신인 소개를 넘어 아시아 미술사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아내는 고고학적 발굴 현장과도 같습니다. 190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및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기반을 둔 작가들의 프로젝트를 엄선하여 소개하는 이곳에서는 서구 중심의 미술사에서 소외되었거나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던 아시아의 모더니즘을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한국, 일본, 대만의 전후 추상 미술부터 동남아시아의 격동적인 정치 상황을 예술로 승화시킨 퍼포먼스 기록물들까지, 인사이트 섹터는 아시아라는 거대한 대륙이 겪어온 역사적 트라우마와 치유의 과정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입니다. 특히 올해는 여성 작가들의 재발견이 두드러집니다.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붓을 놓지 않았던 아시아 여성 작가들의 섬세하면서도 강인한 작품들은 오늘날 우리에게 묵직한 울림을 줍니다. 이 섹터를 거닐다 보면, 우리가 알고 있던 미술사가 얼마나 편협했는지를 깨닫게 됨과 동시에, 아시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다시금 확인하는 뜨거운 감동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진정한 컬렉팅은 유행을 쫓는 것이 아니라, 역사 속에 묻혀 있던 보석 같은 서사를 발굴하여 나의 공간으로 초대하는 행위입니다. 인사이트 섹터는 바로 그 보물 지도를 제공합니다."이곳에서 만나는 작품들은 화려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흙냄새가 나거나, 오래된 종이의 향기가 배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투박함 속에 깃든 시대정신(Zeitgeist)을 읽어내는 것이야말로 아트 바젤 홍콩이 제안하는 2026년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입니다. 큐레이터들이 심혈을 기울여 배치한 동선은 마치 시간 여행을 하듯 과거와 현재를 오가게 만들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아시아 미술의 뿌리가 얼마나 깊고 단단한지를 증명해 보입니다.한국 갤러리의 약진: 단색화를 넘어선 다채로운 스펙트럼 자랑스러운 한국 갤러리들의 활약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관람 포인트입니다. 국제갤러리, PKM 갤러리, 현대화랑, 조현화랑 등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온 터줏대감들은 이제 홍콩에서도 '믿고 보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과거 단색화 열풍이 한국 미술을 세계에 알리는 신호탄이었다면, 2026년의 한국 갤러리들은 그보다 훨씬 넓고 깊어진 스펙트럼을 과시합니다. 물성 그 자체에 집중했던 단색화 거장들의 작품은 여전히 숭고한 아우라를 뿜어내며 부스의 중심을 잡고 있습니다. 하종현, 박서보, 정상화 화백의 작품 앞에서 세계 각국의 컬렉터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명상에 잠기는 풍경은 이제 낯설지 않습니다. 그러나 더 고무적인 것은 그 뒤를 잇는 허리 세대 작가들과 신진 작가들의 약진입니다. 디지털 매체와 설치, 조각을 넘나들며 한국적 미감을 현대적 언어로 번안해내는 이들의 작품은 세련되면서도 깊이가 있습니다. 특히 한국 특유의 '여백의 미'를 현대적인 공간 설치로 재해석한 부스들은 복잡한 페어장 안에서 숨 쉴 틈을 제공하며 관람객들에게 쉼과 사유의 시간을 선물합니다. 한국 갤러리들의 부스는 이제 단순히 작품을 파는 곳이 아니라, 한국의 정서와 철학을 전파하는 문화 외교의 현장입니다.인카운터스(Encounters)와 디스커버리스(Discoveries): 공간을 압도하는 상상력페어장을 거닐다 보면 거대한 스케일로 시선을 강탈하는 대형 설치 작품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바로 '인카운터스(Encounters)' 섹터입니다. 올해는 특히 '공간과의 대화'를 주제로, 관람객이 작품 내부로 직접 걸어 들어가거나 작품의 일부가 되는 참여형 설치 미술이 주를 이룹니다. 천장에 매달린 거대한 직물 조각이 공기의 흐름에 따라 춤을 추거나, 수백 개의 거울이 반사하며 만들어내는 무한한 공간은 우리에게 익숙한 시공간의 감각을 기분 좋게 배반합니다. 이 거대한 작품들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쇼핑몰처럼 규격화된 컨벤션 센터라는 공간을 전혀 다른 차원의 예술적 공간으로 탈바꿈시킵니다. 한편, '디스커버리스(Discoveries)' 섹터는 내일의 스타를 미리 점쳐볼 수 있는 흥미진진한 장소입니다. 신진 작가들의 솔로 쇼로 구성된 이 섹터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같은 에너지가 넘쳐흐릅니다. 기성 문법을 파괴하는 과감한 시도, 기술과 예술을 결합한 실험적인 미디어 아트 등은 예술의 미래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가늠케 합니다. 유명한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는 것이 안정적인 투자라면, 디스커버리스 섹터에서 무명 작가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들의 첫 번째 후원자가 되는 것은 컬렉터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낭만이자 모험일 것입니다.예술 여행자를 위한 따스한 조언 아트 바젤 홍콩을 완벽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페어장 밖으로 시선을 돌리는 여유도 필요합니다. 홍콩은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미술관으로 변모하는 '아트 위크'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페어 관람으로 다리가 뻐근해질 때쯤, 서구룡 문화지구(West Kowloon Cultural District)로 향해보시길 권합니다. 아시아 최초의 동시대 시각문화 박물관인 'M+'는 그 외관만으로도 압도적이지만, 내부에서 열리는 특별전은 아트 바젤과는 또 다른 깊이 있는 큐레이팅을 보여줍니다. M+의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홍콩의 스카이라인은 그 어떤 명화보다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할 것입니다. 또한, 갤러리들이 밀집한 센트럴의 H 퀸즈(H Queen's)나 페더 빌딩(Pedder Building)을 방문하여 갤러리 나이트를 즐기는 것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관람 후에는 완차이(Wan Chai)의 골목에 숨겨진 노포에서 뜨끈한 완탕면 한 그릇으로 허기를 달래거나, 소호의 분위기 좋은 와인 바에서 그날 본 작품에 대해 밤새 이야기꽃을 피워보세요. 예술은 캔버스 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 맛있는 음식, 그리고 도시의 공기 속에 살아 숨 쉬는 것이니까요. 2026 아트 바젤 홍콩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삶에 예술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수많은 작품 속에서 당신의 마음을 흔드는 단 하나의 이미지를 만나는 기적. 그 찰나의 순간을 위해 우리는 기꺼이 홍콩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부디 그곳에서, 당신만의 예술적 영감을 발견하시길 바랍니다.홍콩 아트바젤 행사기간 March 27 - 29
인포 · 2026.01.277201
구매후기
좋아요 침실에 걸려고 샀어요
2026.02.09
포인트로 교실 분위기 살아납니다
2026.02.07
사무실이 따듯해졌어요
2026.02.07
사무실 분위기가 고급져졌어요
2026.02.07
화사하고 좋아요. 주변이 밝아져요.
2026.02.07
색감이나 크기가 잘 나왔습니다 만족합니다
2026.02.06
좋은상품싸게잘샀습니다
2026.02.05
입체적이고 분위기가 싱그러워 거실이 밝아졌습니다.
2026.02.03
집에 귀가해서 거실에 들어서면 그림이 보여기분이 좋아요
2026.02.01
색상도 맘에 들고 디자인도 맘에 들어요
2026.02.01
가벼운게 좋아 캔버스 마감했는데 괜찮습니다 좌우반전은 그림의 종류에따라 선택해야할 것 같습니다 캔버스 끝까지 사용하는 그림에는 어울리지 않네요 ㅠ
2026.01.29
사무실에 걸어두려고 구매했습니다. 무광이라 빛 반사는 없는데 유광에 비해 조금 색감은 떨어지는 것 같아요.
2026.01.27
새소식
기억과 휴식을 그리는 ‘거녹’ 황혜진 작가 입점
서정적인 화풍으로 기억의 치유를 노래하는 거녹(황혜진) 작가가 아트 플랫폼 아트앤샵(ARTNSHOP)에 입점했습니다.이번 입점은 작가의 원화를 소장하기 어려웠던 팬들을 위해 POD(Print On Demand, 주문 제작)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이제 거녹 작가 특유의 몽환적인 숲과 사슴이 담긴 작품들을 고품질 아트 프린트, 그림 액자 등 아트 상품으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현재 3점의 작품이 등록되어 있으며, 추후 작품들이 추가 될 예정입니다.
아티스트소식 · 2026.02.10 10
유쾌한 상상력! 'Artist 캔앤츄르' 아트포스터 입고!
유쾌한 상상력과 감각적인 색감의 캔앤츄르! ~ 깜찍 발랄한 아트포스터 입고 소식입니다^^작품의 주인공인 솔직하고 발칙한 생명체 빡친고양이 - '빡고' 와 '쭈구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캔앤츄르만의 '마이토피아(My-topia)'를 그립니다.자유롭고 솔직한 감정의 해방구이자, 작가가 꿈꾸는 이상적인 유토피아죠~^^ 비비드한 컬러가 눈을 사로잡는 경쾌한 비주얼 속에 사회적 메시지와 서사를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대중과 친근하게 소통하며 작업을 이어나가는 캔앤츄르만의 세상은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나는 재미와 힐링을 안겨줍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따뜻함까지 느껴보는 감동을 나만의 공간에 선물하세요!
아트앤샵 · 2025.06.11 714
김기훈 작가의 자유를 찾아 날아오르는 자유를 만끽하세요!
김기훈 작가님의 클래식 자동차 시리즈에 이어 '자유를 찾아 날으는 비행기'를 소재로한 귀엽고 따뜻한 원작이 입고 되었습니다.^^ 하늘을 향해 힘차게 날아오르는 비행기를 통해 '자유를 향한 꿈과 희망'을 표현한 작품입니다.활주로를 박차고 올라선 비행기의 모습은 우리에게 현실의 한계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 무언가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고 싶은 바람을 떠올리게 합니다.파란 하늘과 노을빛이 어우러진 배경은 따뜻하고 밝은 감정을 전하며, 자유롭게 날고 있는 비행기의 모습은 마치 우리에게도 날개가 있다는 듯 따뜻한 용기와 위로가 전해집니다.보는 이로 하여금 잠시나마 자유로운 상상을 하게 하고 확트인 푸른하늘과 자유를 선사하는 김기훈 작가님의 원작을 감상하세요!
아트앤샵 · 2025.05.21 672
이유미 작가의 든든한 수호천사 사자 이야기의 신규 작품을 만나세요!
"용감한 우리의 친구 사자가 오늘도 우리 곁을 지켜줘요^^" 작고 소중한 우리만의 수호자! 사자 이야기의 주인공 이유미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일상의 행복을 주제로 누군가의 기쁨, 즐거움, 슬픔, 아픔, 모든 것을 함께 하고, 존재만으로도 함께 다독이고 옆에서 웃어주는 그런 사자의 모습으로 우리 일상의 소소한 행복 이야기를 담은 온정이 가득한 이야기와 색감을 캔버스에 담습니다. 특히 아이방에 걸어두면 무서운 꿈꾸지 않도록 지켜주는 든든하면서 따뜻한 수호자로~ 우리 아이들이 넘넘 좋아하겠죠?^^ 그림을 사랑하는 지인들께도 선물하시면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볼수록 귀여움 뿜뿜인 사자친구의 그림동화 속으로 구경오세요!!
아트앤샵 · 2025.04.14 857
공간의 깊이를 더하는 원목올림프레임
공간을 더욱 깊이있게! 공간을 더욱 품격있게! 고급스러운 '원목올림프레임'을 소개합니다. 원목프레임에 래핑캔버스를 한번 더 올려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장점 때문에 작품 전시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스타일이기도 합니다. 어느 공간이나 편안하게 잘 어울리는 화이트와 우드! 빛반사 없는 매트한 표면의 화이트 컬러는 산뜻하며 깔끔한 모던 감성을, 우드컬러는 원목의 결이 살아있어 따뜻하고 우아한 느낌으로 선호도가 높습니다. 마치 내 공간이 갤러리가 된 것처럼 고급스러운 예술의 공간으로 변화시켜줄 원목올림프레임을 강추드려요!^^
아트앤샵 · 2025.03.24 1251
시간을 되돌리는 매력, 한지아트프린트! 동양화 그림액자
전통의 미를 더욱 빛내줄 한지 아트프린트! 동양화 그림액자. 닥나무의 천연재료와 펄프를 혼합해 만든 특수 페이퍼로 한지 특유의 자연스러운 무늬가 동양화의 전통적인 감성을 극대화시켜 따뜻함과 고급스러움, 그 시대를 직접 느껴보는 감동까지 선사합니다. 내추럴한 표면, 컬러는 더욱 생동감있게 표현되는 아트앤샵의 한지 아트프린트 그림액자! 그림은 더욱 빛나게, 공간은 더 풍성하게 - 아트앤샵과 함께하는 그 공간은 베스트 입니다.
아트앤샵 · 2025.03.18 831
'하트나무 아래 행복한 코끼리 가족 ' 이현진 작가 신규 원작 입고
아크릴물감으로 화려하게 반복적으로 무한한 사랑과 행복을 표현하며 가족의 사랑과 행복과 희망,꿈을 담는 이현진 작가님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하트나무 아래에 가족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집,가족애와 부의 상징인 코끼리는 한국의 전통재료인 자개를 이용하여 이현진 작가님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선보입니다. 따뜻하면서 부드럽고 맑고 밝은 컬러는 제목 그대로 우리에게 희망과 꿈을 심어주듯 좋은 기운을 샘솟게 하는 것 같아요. 자개옷을 한 껏 차려입은 코끼리 가족~ㅎㅎ 보는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은은한 오색빛깔의 자개코끼리를 보는 것도 흥미롭죠~^^ 어른도 아이들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그래서 더더욱 인기가 최고랍니다~! 이현진 작가님의 희망나무, 꿈꾸는 나무 시리즈 작품들로 화사한 봄인테리어 선물로 소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원작] Acrylic+부분자개 on canvas, 2024 • 희망나무4 (40.9×24.9cm) • 희망나무7 (45.5×27.3cm) • 꿈꾸는 나무31 (27.3×27.3cm) • 꿈꾸는 나무32 (33.4×24.2cm) • 꿈꾸는 나무37 (24.2×24.2cm) • 꿈꾸는 나무38 (24.2×24.2cm)
아트앤샵 · 2025.03.10 596
[봄 컬러와 팝 아트: 데이비드 걸스타인 & 무라카미 다카시] 전
‘Spring Colors and Pop Art: David Gerstein & Murakami Takashi’ [봄 컬러와 팝 아트: 데이비드 걸스타인 & 무라카미 다카시]전을 개최합니다. 이스라엘 출신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 데이비드 걸스타인과 현대미술의 거장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 40여 점을 만나보세요. 두 아티스트의 생동감 넘치는 컬러와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하이라이트> • 데이비드 걸스타인 에디션 작품 구매시 오브제 1점 증정(최대 50만원 상당) • 무라카미 다카시 에디션 작품 구매시 플라워 쿠션 (30cm) 1개 증정(28만원 상당) 전시 기간: 2025년 3월 4일(화) ~ 23일(일)까지 전시 장소: 부산 기장군 기장읍 기장해안로 268-32[아난티 앳부산코브 코너 이터널저니] 전시 시간: 월-일 11:00-20:00, 토 11:00-19:00 • • • [상단메뉴 > 오픈스토어] 데이비드 걸스타인 & 무라카미 다카시 작품을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전시행사 · 2025.03.04 579